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낙이다. 아, 이제 10월이 되었구나 싶기도 하고...
2020년에는 루이스 글릭이라는 시인이 상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가 누군지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출판된 책조차 한 권도 없었다. 나는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에 그녀의 시가 번역되서 단숨에 시집으로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도 소식이 없으니 이상하기만 하다. 아마도 그 시를 번역할 만한 사람이 없는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출판사에서 출판해도 안 팔릴 거라고 생각한 걸지도...
노벨문학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년 전이다. 2002년, 나는 처음으로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 가입했고 용돈을 모아 원하던 책을 샀다. 무슨 책을 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두세권을 골라서 잘 읽고 책장에 넣어두었다.
며칠 후, 알라딘이 고맙게도 공짜로 새 책을 보내주었다. 빨간색 표지에다가, 호러영화에 나올 법한 폰트로 '운명'이라고 적혀 있고,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이 그려진 표지였다.
오! 새 책을 공짜로 보내주다니. 한창 청소년소설을 읽을 나이였지만, 그래도 어려운 책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사실은 읽기 정말 어려웠다. 불길한 색깔의 표지에 다윗의 별, 노벨문학상 수상작... 이 책은 작가가 어렸을 때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묘사가 하도 생생해서 다음날엔 꿈까지 꿨다. 어디선가 갇힌 공간에서 줄을 서서 죽을 차례를 기다리는 꿈이었다.
그러다 2005년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읽었다. 이것도 꽤나 재미있었지만 끝까지 읽진 않았다. 터키 오스만 지역의 세밀화가 이야기인데, 세밀화가 그림을 너무 열심히 그리다 눈이 아파졌다는 대목을 읽고 나도 잠깐 쉬었고, 그 이후로는 읽지 않았다 😅
그리고 한참 노벨문학상에 관심이 없어졌다가 모옌의 붉은 수수밭과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들을 샀다. 무엇보다도 밥 딜런의 수상소식이 제일 놀라웠다. 노래도 문학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
2021년은 압둘라자크 구르나라는 작가가 되었다는데, 그 책을 읽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국에 사는 탄자니아 작가라는데, 식민지 제국주의와 난민,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이 책도 번역이 되어서 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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