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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읽다가

멸종위기종에게 돌연변이가 많을까? 카카포 새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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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연변이를 생각할 때, 흔히 개체수가 적으면 돌연변이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겠는가? 개체수가 적으면 근친교배가 불가피하고, 그러다보면 유전병이 쉽게 생길 테니 말이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섬에 사는 멸종위기종 카카포라는 새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700년 전, 뉴질랜드에 마우리 원주민이 당도했을 때 처음으로 카카포를 발견했다고 한다. 날지도 못하면서 뚱뚱한 새. 원주민들이 잡아 보니 맛도 좋았고 잡기도 쉬웠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뉴질랜드에 살고 나서부터는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뉴질랜드 본섬에 한 마리, 남쪽 스튜어트 섬에 5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카카포 새

 

다행스럽게도 여러 환경 보호단체의 노력으로 200마리까지 번식에 성공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의문점이 남는다. 희귀종이 생존 경쟁을 하고, 번식을 하다 보면 해로운 돌연변이가 몰리게 되고 그러다 멸종하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백년 전 카카포 새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현대의 카카포와 비교해 본 결과, 이 새들은 오히려 백년 전보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절반이나 적어진 것을 발견했다.

 

왜 카카포 새들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더 적어졌을까?

 

돌연변이가 더 적어진 이유는?

 

그 이유는 만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만년 전, 뉴질랜드 본섬과 스튜어트 섬이 갈라질 때, 이 새들은 엄청나게 힘든 멸종 위기를 이미 겪었다는 것이다. 그 덕에 유전자가 강해졌다고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물론 카카포 뿐만 아니라 다른 새들도 이런 멸종위기를 겪었겠지만, 카카포는 개체수가 딱 적절했는지도 모르겠다. 불가피하게 근친교배를 겪으며 오히려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해내는 "정화 선택"을 겪은 것이다. 

 

어떤 종이 이런 "정화 선택"을 겪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새가 이미 만년 전 멸종위기를 겪었다는 점이 두번째 멸종 위기도 순탄하게 지나는 데 도움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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